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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에 강남에서 스마일라식한 후기 上편.(ft.망막질환 발견)

by 새침한새초미 202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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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라떼부터였던 것 같다. 나의 대학시절.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 중고딩 때 끼고 다니던 안경을 벗기 시작했으니까.

이때 부터가 라식 라섹이 보편화 된 시점이라 생각한다.

 

근데 그 당시 나는 왜 안했냐고?그 때는 뭔가 라식 라섹이라는 게 신흥강자로 나왔던 때라 아직 이 수술의 추후 10년 혹은 20년 후의 부작용에 대해 완벽하게 알려주는 연구결과가 없었고. 무엇보다 그렇게 편하다는데 근데 왜 이 좋은 수술을 의사들은 안해?그렇게 좋은 거면 자기네들이 먼저 해야지. 왜 본인들은 안경을 쓰고 남 눈 수술을 하는거야?라는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의사들이 안경을 벗는 날 나도 같이 벗자! 라는 마인드로 살아왔기 때문에 살아온 시간 동안  라식에 대한 갈망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 갑자기 다 늙었어서 수술을 했냐고?

 

그러게.. 나도 내 인생의 직업이 이쪽으로 갈 줄 몰랐기 때문이라고 첫번째 이유를 말하고 싶다.20대 중반~30대 초반까지는 영업지원 업무로 내근직으로 일했었으니까 딱히 안경을 쓰고 일하는 거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다. 내가 다른 회사 사람들과 미팅을 하는 자리도 아니고, 아저씨들만 드글드글한 사무실에서 잘 보일 사람도 없었으니까.

 

그런데..,한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라 했던가.내가 직업을 바꾸게 될 줄이야?! 사무실 내근직으로만 일하다 바뀐 나의 직업은 수도 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계약을 따내야 하는 공인중개사.일을 하면서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외모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더라.

 

그러던 차에, 첫번째로 다니던 부동산을 나오게 되었고 두번째 부동산으로 출근하기 전까지 한달여 간의 시간이 남았더랬다. 

 

그래, 하려면 지금 하자.실내 마스크도 언제 해제 될지 모르는 마당에 안경쓰고 마스크 쓰면 김서림 때문에 빡치던 것도 이제 그만 빡치고 싶고..나도 좀 편하게 세상을 보고 살아보자.

 

갑자기 동기부여가 미친듯이 오기 시작해서 작년 12월 마지막주 월요일에 정말 급하게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예약 취소자리가 한자리 남았다 해서 이것은 운명이다!!!! 생각하며 당일 수술로 날짜를 잡아버렸다.

 

병원은 어떻게 알아봤냐고?급하게 뽐뿌 온 거 급하게 알아보고 급하게 예약을 했기 때문에 나는 그냥 내 지인을 믿었다.2022년 여름에 본인 대학생 딸 스마일 라식 하고 양안 1.5 찍었다는 아파트 주민-후기1.2022년 같은 여름 안경쓰고 아이 둘 육아하다 갑자기 빡쳐서 당일 수술로 예약 잡고 스마일라식 하고 양안 1.5 찍었다는 아는 언니-후기2

 

무려 이 두명이 같은 병원 같은 쌤한테 수술을 받고 왔다는 정보가 취합되자마자 그냥 다른 데 알아볼 생각도 고민도 없이 같은 병원 같은 원장님으로 예약했더랬다.

 

큰 일을 앞두고 나는 오히려 시간이 많으면 독이다.

부작용 후기 읽다가 아마 그냥 안하겠다고 돌아섰을 확률 1000000%

여튼 이 병원은 나와 운명이라 생각하고 예약날 시간 맞춰 강남으로 향했다.

 

안과 공장이라는 별명이 왜 붙었는지 알거 같았다.

대학 때 다니던 압구정 사자헤어 생각나더라. 거긴 머리 공장이었는데.. 여긴 눈 공장:)

서울엔 공장이 많네. 경기도민인 나에겐 그저 미지의 도시야. 역시 서울은.

 

이날 모든 사람이 다 나의 봉사 동기들처럼 눈에 들어왔다. 동기 중에 내가 제일 나이가 많은 거 같네?!

 

최대한 편한 복장으로 가야할 거 같아서 츄리닝을 입고 갔더니 초큼 민망했다.

나 혼자만 이렇게 거지같이 입고 온 거 같아서.ㅋㅋㅋ

 

다행히 사람은 엄청나게 많지만 검안사 분들도 못지 않게 많아서 대기자에 비해 이름은 금방 불리는 편이고.정말 엄청나게 많은 검사를 한다. 이렇게까지 꼼꼼하게 할 일이야? 싶을 정도로.

당일날 생각보다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아서 검사 결과는 집에 와서 나중에 사진으로 남겼다.

 

일단 각막두께가 평균에 비해서 많이 두꺼운 편이라고 했고., 시력이 그렇게까지 많이 나쁜 편은 아니라서 오른쪽이 0.1 / 왼쪽이 0.3 정도 나왔었던듯. (나이들어서 눈이 나빠진 케이스라.. 중3 2학기때부터 안경을 썼으니.)깎이는 각막의 양도 적을 거라 혹시 수술이 잘 안되더라도 추후에 라섹으로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 세상 태어났는데 나도 뭐라도 부자인 게 있어야하지 않겠니. 각막이라도 부자로 태어난 게 어디야..

 

놀라웠던 건 난시가 없었다는거?ㅋㅋㅋㅋㅋㅋ 난시 없는 거 이건 좀 놀라웠다.아! 그리고 뭐든 오른잡이인데 눈은 왼눈잡이였던 거 ㅋㅋㅋ

 

암튼 다 괜찮았는데 한시간 반~ 두 시간 정도의 기본검사(?) 후 조금 무거운 얘기를 하나 듣게 되었다.스마일 라식 당일 수술은 확실히 가능하신데 오른쪽 망막검사에서 망막 병변이 보이는 게 있는데 이게 조금 사이즈가 크다고. 아마 스마일 라식 수술 이후 검사하러 내원 하실 때 망막 검사를 한 번 더 하고 레이저 치료를 할 지 말 지 그 때 확실하게 얘기 들으실거 같다고 말이다.

 

아... 겁나 찝찝한 마음으로 2차 눈검사 안내를 받았다.-이 쯤 내가 남편한테 나 데릴러 집에서 출발하라고 했다. 처음부터 같이 와서 기다리면 병원서 시간 많이 죽일거 같아서..

 

거기서 2차로 또 눈검사를 하고(이건 좀 빨리 끝남.. 한 30분 정도?!) 빨간색이랑 녹색으로 바탕을 칠해놓은 걸 보여주면서 어디가 좀 더 선명하게 보이는지 물어보는 그런 검사였다.여튼 여기까지 하면 이제 마지막으로 수술이 시행(?)되는 층으로 옮긴다.

 

수술방으로 들어가면 수술 가운이랑 모자를 쓰고 수술방 안 대기실이 있는데 거기서 또 무한 기다림.

여기는 전자기기는 가지고 들어올 수 없어서 그냥 멀뚱멀뚱 나의 봉사 동기들만 보게 된다.

 

거기서만 나는 또 20분 넘게 기다렸던 거 같다.

 

그리고 나서 내 이름이 불리고... 찐 수술방으로 들어가는데 누우면 담요 덮어주고 손에 인형 쥐어주신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인형 도움 많이 됨. 많은 위안을 받았다.

 

수술이야 뭐.. 말만 잘들으면 된다. 초록불 끝까지 보고 초록불이 없어져도 초록불 자리 계속 보면 어느새 금방 끝나는데, 멘붕의 도가니랄까?간호사님은 옆에서 앞으로 25초 남았습니다. 10초 남았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하시고원장님은 두려워하지 마세요. 저를 믿으세요 하시고 ㅋㅋㅋㅋㅋ 멘붕의 도가니~!

그리고 수술 직후 나는 보이긴 보이나 싶어서 수술 직후가 걱정이었는데 보이긴 보인다. 오죽했으면 대기실서 기다리던 남편이 날 보자마자 "괜찮아?"가 아니라 "어라? 잘 걸어나오네? 보여?" 라고 물었을 정도니까 ㅋㅋㅋㅋ

그냥 뭐랄까.. 보이긴 보이는데 이게 어떻게 보이냐면., 대중목욕탕에 들어가면 그 수증기 때문에 온 사방이 희뿌옇게 보이지 않는가? 딱 그런 느낌으로 보인다.가까이에 보이는 건 흐릿해서 확실히 그 전에 카톡이며 핸드폰 기본 글자를 가장 크게로 설정해 두길 잘했다 생각했다.

 

나의 예약 시간은 2시. 내가 수술 끝내고 나온 시간은 7시 였다.아침 첫진료로 잡으면 점심 먹기 전에 빠르게 끝나는 거 같은데 오후에 예약해서 가면 이렇게 시간을 다 잡아 먹는다 생각하고 가야할 듯 하다.

 

다행히 남편찬스로 집에 오는 길은 편안하게 조수석에서 남편이 사다 놓은 빵과 커피 우유를 마시며 집으로 귀가 했다.

 

귀가하는 중간부터 마취가 풀려서 눈 뜨기 불편해 눈을 감은채로 집에 왔는데, 집 도착하고 얼마 안있으니 아픈 게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체감 1시간 정도 렌즈 뒤집어 낀 것같은 불편감이 있었고 그 이후엔 사라졌다) 갑자기 세상이 잘보이기 시작.

 

비싼 돈 들인 값이 거의 수술 직후에 바로 나타나니 신기하긴 신기하더이다.

 

 

그렇지만 나의 걱정은 이 다음부터였으니..다음날, 수술 잘 됐나 확인차 병원을 한 번 더 가야했고. 난 엄밀히 말하자면 수술한지 만 하루도 안된 시점에서 수술 후 첫진료를 보았다.

그래도 눈 수술 직후나 다름 없는 다음날이니 선글라스 필히 쓰고 다녀왔다.

 

1시 예약이어서 나름 시간맞춰 잘 갔는데 대기 8명 실화?!

 

나의 걱정은.., 내 이름이 불리고 시력검사판을 보고 시력테스트를 하는데...

저게 지금 저렇게 쓰인 수치가 신빙성이 떨어지는 검사 결과 였다 이말씀이야.

우안 0.7 좌안 0.8 이게 맞을 듯.

아니 저기여.. 다들 다음날 시력 우안 좌안 양안 모두 1.5 찍으셨다면서여... 모든 블로그 후기가 그렇게 말해주더만여.. 제 눈은 왜 저럴까여?

 

내가 한쪽 눈씩 가리고 읽는데 뭐야? 내 눈 촛점 잡는 거 잊어 버렸니?ㅋㅋㅋㅋㅋㅋㅋ왼쪽 오른쪽 눈 할 거 없이 글자가 두겹으로 보이는데 이게 뭐라 설명해야하지? 사람 얼굴이나 물체 형체는 다 늘상 보이던 데로 잘 보이는데 그 시력테스트판 글자만 유독 두겹으로 보이면서 내 눈깔이가 초점을 못잡는 듯하게 보이더라.

 

그래서 의사한테 물어봤지.내 눈깔이 왜 이렇나여? 저 수술 잘못된 거 아니에여?하니까 의사쌤은 오늘의 시력 테스트 수치는 1도 의미가 없는 거라고 말씀하시더라. 내 그 전 시력보다 잘 나왔는지 그 정도만 보는 테스트용이라고. 많은 환자를 본인이 봐 왔을 거 아니냐며, 어제 수술 했고 아직 눈 회복이 다 된 것도 아니니 오늘의 시력검사에 넘 맘쓰지 말라고 말이다.

 

알겠다고 하고 2주 후에 두번째 검사 예약을 잡고 일단 집에 귀가는 했는데., 이건 뭐.. 2주 후 검사 땐 망막 검사 그거 해야한다고 하지, 오늘의 결과는 거지 같지 ㅋㅋㅋㅋㅋㅋ 나 돈 200 넘게 쓰고 이게 뭐냐.. 수술 결과 안좋아지면 어케?! 심란한 마음만 그득 안고 터덜터덜 집에 귀가해서 겁나 또 불안해서 사람들 후기 찾아봄.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최대한 출근 전까지 티비 안보고, 폰 안보고 인공눈물 눈에 퍼붓기 해주는 것. 그것 뿐.

 

그래서 그 날부터 아낌없이 시도때도 없이 인공눈물 눈에 붓다 시피 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흘러 2주 후가 되었지.

 

2번째 검사는 어땟냐구우~?

 

그것은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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