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쩌다 공인중개사

<어쩌다 공인중개사> 제 1장 시작.

by 새침한새초미 2022. 3. 16.
반응형

(본 글은, 2021년 1월 ~ 10월까지 약 10개월 동안의 수험생으로 살았던 지난날에 대한 기록이다.)

 

때는 2020년 12월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20대 초부터 날 괴롭혔던 어지럼증이 몇 년 만에 나를 찾아온 것은.

오랜만에 온 불청객에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터져 나온 것도 처음이었다.

전화를 들어, 이 어지러운 세계에서 구원해줄 단골 한의원 원장님께 증상을 얘기하고 한약을 지었다.

약 먹으면서 다시 괜찮아지기 까지 꼬박 보름쯤 걸렸다.

 

어지러우면 일단 모든 일이 올스톱이 된다. 속도 같이 느글거려서 입맛도 없고, 정말 삶 자체가 갑자기 무의미해진다.

눕는 거 외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없다.

 

하루 온종일 자는 걸로 시간을 보냈는데, 누워서 고개를 조금 돌릴 수 있게 된 어느 날 폰으로 가입 한 카페 글을 둘러보다가 누군가의 글이 급 꽂혔다.

 

글의 내용은 간단했다.

10개월 공부, 워킹맘, 초시동차 합격

 

그냥 누군가의 합격 후기글이었는데 그때의 나에게는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글이었다.

저렇게 하루를 몇 개로 쪼개서 열심히 사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지금 뭐 하고 있는 것일까? 내 인생은 이렇게 무의미하게 흘러가도 괜찮은 것일까?

 

아마 그때 어지럼증이 와 있는 상태에서 글을 보니 더 크게 느껴진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는 갑자기 큰 결심을 하기 시작했다.

 

이 어지럼증이 잠잠해지고 몸이 괜찮아지기 시작하면, 나도 새로운 도전을 해봐야겠다. 내가 이렇게 무료하게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기에는 난 너무 젊고, 어리다. 그리고 건강해지기만 하면 난 뭐든지 할 것이다.

몸만 제 컨디션으로 돌아오기만 해 봐라. 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반응형

늘 작심 3일로 끝나던 나의 열정과 결심이 처음으로 꺼지지 않는 불길로 활활 타오르던 시기였다.

 

1월 중순이 되어서야 비로소 몸 컨디션이 거의 다 돌아와서 정말로 펜을 들기 시작했다.

그때가 2021년 1월 20일이었다.

 

사람이 참 희한한 게 마음을 한 번 먹으니 바로 실행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

근데 문제는 정보가 하도 많다 보니까 학원 선택부터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쪽에 전혀 문외한.

그 전엔 관심도 없었으니 알 턱이 있나.. 다 생판 처음 보는 교수진들.

 

누가 잘하는지 모르겠으니 일단 인터넷 검색 찬스를 썼다. 네이버 카페에 교수진 추천 후기글 몇 개를 찾아서 읽어보고 그 교수진이 다 포진되어있는 학원을 역으로 찾았다.

(솔직히 빨리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추천글 3개 정도밖에 안 봤다.)

 

그리고서 찾은 추천 강사가 모두 포진되어있는 학원.

그 학원이 나에겐 메가랜드였다.

 

그렇게 11년 만에 나는 다시 펜을 들었다.

 

 

반응형

댓글